안녕하세요, 행복하고 평등한 설날 명절 되십시오. 예술해방전선의 여섯번째 소식지를 전해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바쁜 1월이셨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도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일정들을 진행했습니다.
1월에도 매주 금요일마다 지속적으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분들과 노량진역 광장에서 만나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음향장비를 모두 싣고 목요집회에 연대를 가기도 했습니다. 문화제들을 진행하며 우리 음악가 동지들의 역량이 무척 높구나를 느끼고 놀라기도 하는 요즘이기도 했습니다. 일대를 시끄럽게 하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음악가 동지들이 엄청난 공연과 연주로 함께해주시어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감동적이고 뜻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고령에 여성들이 대부분인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겪고 있는 폭력적인 참상을 목격한 예술가들이 2019년 10월부터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예술해방전선이 된 이유는 예술을 무기로 이용하여 압제자들로부터 민중을 해방시키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사회의 덫에 붙잡혀버린 예술 그 자체도 해방시키고자 하는 열망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약한 힘이더라도 세상에 길고 꾸준하게 보태고자 합니다.
예술해방전선에서는 투쟁하는 민중과 함께하는 예술을 지향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아직 젊은 예술가들이고 반산업적인 방식이기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상합니다. 현장예술을 향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작은 화분을 같이 가꾸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대에 전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역사를 남기겠습니다.
1. 투쟁하는 할머니들

오늘 대선 나온다는 양반 하나가 사드추가 배치하겠다는 망언을 했네요. 사드를 철거하기 위해 싸우고 계신 소성리 어르신들 앞에 부끄러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용역깡패의 폭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약자들을 괴롭히는 용역깡패의 존재를 뿌리뽑을 때까지 무슨 일이든 할 것입니다. 용역깡패와 대치 중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분들의 모습입니다.

할머니들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참고 또 참으십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이 짓밟히고 땀흘려 살아온 삶이 부정되는 순간에는 들불이 되어 일어납니다. 투쟁하시는 아현동 노점상 할머니들의 모습입니다.
2. 강호중 -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가끔은 수많은 민란과 저항의 세월 속에서 비참하게 죽여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을 합니다. 기꺼이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합니다. 세상에는 여러 해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뜻 속에 영원히 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저 애도하기도 하며, 체게바라처럼 상품이 되기도 하고, 후손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게 하였다며 의미를 찾는 해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신경림 시인의 해석은 파격적입니다. 그 원혼들이 이빨을 부득갈며 억업받는 이들의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요.
신경림 시인의 시 '씻김굿'에 슬기둥의 故 이준호 님이 최고의 선율을 얹었습니다. 잘못된 세상에 저항하다 먼저 스러진 사람들, 꺾인 목, 잘린 팔다리를 끌어안고 보리밭과 풀밭, 모래밭에 엎드려 피멍든 두 눈을 억겁년 뜨고 있는 사람들. 위정자들은 햇빛 밝게 빛나고 새들 지저귀는 바람 다스운 새날 찾아왔으니 이제 그만 잊고 편히 가라 말합니다. 그러나 원혼들은 피묻은 그 손을 잡지않고 골목길, 장바닥, 공장마당, 도선장에 사나운 아우성이 되어 돌아옵니다. 끝내 혁명이 되어 돌아옵니다.
80년대에 슬기둥으로 활동하며 ‘산도깨비’, ‘꽃분네야’ 등을 부르셨던 신국악의 선구자 강호중 님이 노래를 하셨습니다. 90년대 한국 재즈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영경 님께서 연주를 더하셨습니다. 후반부에 퍼즈 걸린 일렉기타로 처연함을 더하면 편곡적으로는 완성을 볼 것 같습니다. 함께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 (시 신경림/곡 이준호)
편히 가라네 날더러 편히 가라네 꺾인 목 잘린 팔다리 끌어안고 밤도 낮도 없는 저승길 천리만리 편히 가라네 날더러 편히 가라네
잠들라네 날더러 고이 잠들라네 보리밭 풀밭 모래밭에 엎드려 피멍든 두 눈 억겁년 뜨지말고 잠들라네 날더러 고이 잠들라네
잡으라네 갈가리 찢긴 이 손으로 피묻은 저 손 따뜻이 잡으라네 햇빛 밝게 빛나고 새들 지저귀는 바람 다스운 새날 왔으니 잡으라네 찢긴 이 손으로 잡으라네
꺾인 목 잘린 팔다리로는 나는 못가 피멍든 두 눈 고이는 못감아 이 찢긴 손으로는 못잡아 피묻은 저 손을 나는 못잡아
되돌아왔네 피멍든 눈 부릅뜨고 되돌아왔네 꺾인 목 잘린 팔다리 끌어안고 하늘에 된서리 내리라 부득 이빨 갈면서
이 갈가리 찢긴 손으로는 못잡아 피묻은 저 손 나는 못잡아 골목길 장바닥 공장마당 도선장에 줄기찬 먹구름 되어 되돌아왔네 사나운 아우성 되어 되돌아왔네
3. 1월 예술해방전선 활동보고







노래하시는 수산시장 상인 분들

노량진역 광장 전경


세민과 한상범 위원장님

세종호텔 앞 지누콘다
음악가 동지들이 놀라운 연주와 감동적인 노래로 용기를 북돋고 위로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력이 되어 사진과 영상으로 좀 더 아카이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요원하기도 합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분들이 잘못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바로 잡기 위해 7년여의 세월을 한결같이 투쟁 중입니다. 연주하기에 손가락이 얼어붙고 입김이 나오는 요즘이지만, 상인 분들이 계속 싸우고 계시니 그 곁에 음악도 꾸준히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는 강제퇴거 위기의 수산시장에서 상인 분들이 겪은 고통과 서러움을 알고있습니다. 그렇기에 일희일비 하지않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곁을 지킬 것입니다. 문화제를 하도 오랫동안 해오다보니 상인 분들이 음향설치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나가시는 것 같아서 놀라기도 합니다. 요즘은 음향을 설치하러 노량진역 광장에 도착해보면 이미 상인 분들이 거진 다 설치를 해놓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4. 1월 예술해방전선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CMS | 160,620원 |
| 특별 후원금 | 100,000원 |
| 이자 | 33원 |
| 총수입 | 260,653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문화제 사례비(박지휘, 유희, 고효경, 세민, 맑은, 박치치) | 60,000원 |
| 총지출 | 60,000원 |
12월 문화제에 공연으로 참여한 동지들에게 거마비를 지급하였습니다. 현재 문화제 거마비 외에는 뚜렷한 지출이 없는 상태입니다. 부산의 신진예술행동 '흥' 동지들과 2월 중 힘을 합쳐 사드배치로 고통받고 있는 소성리로의 연대방문을 실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과정에서 후원금을 통해 연대방문하는 동지들의 기름값과 식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440,583원의 잔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귀중한 후원금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에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분들의 삶과 투쟁을 담은 음반을 기획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지요? 이번 달부터 녹음을 시작하게 됩니다. 계획대로라면 대략 9곡 정도가 수록될 것 같습니다. 음반 제목은 '물 좀 주소'를 가장 가능성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 소식지에는 녹음 장면 등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소식지 어떠셨나요? 피드백을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주위에 예술해방전선의 후원을 조직하고 독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장과 함께 예술을 통해 버티고 나아가는 예술가들이 되겠습니다. 설명절 즐거이 보내시고 행복한 2월의 시작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