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예술해방전선 회원 및 투쟁동지 여러분께
온 산과 들이 연둣빛에서 짙은 초록으로 깊어지며, 한 해 가운데 생명력이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5월입니다. 어린잎이 어느새 손바닥만 한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결마다 풀과 흙의 싱그러운 내음이 가득 묻어나는 계절입니다. 노동절의 함성으로 문을 연 이 푸른 달의 한복판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상을 일구며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신 동지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가장 먼저 따뜻한 5월의 안부를 전합니다.
눈부신 신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푸르름이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매서운 겨울을 견디고, 마른 가지 끝에서 끝내 잎을 밀어 올린 나무들의 안간힘이 모여 이 거대한 초록의 물결을 이루었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의 봄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차별과 폭력 앞에 굴하지 않고 제 몸을 던져 온 수많은 이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한 뼘의 평화와 존엄을 겨우 딛고 서 있습니다. 그 빚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아직 봄이 닿지 못한 곳으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5월, 예술해방전선의 발걸음은 국경을 훌쩍 넘어 78년째 점령과 학살에 신음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의 절규에 가닿았고, 동시에 우리 발밑 가장 낮은 골목, 동자동 쪽방촌과 정릉골 산동네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이웃들의 곁에 머물렀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학살이든 길 건너 동네의 강제 철거든, 가장 약한 이들의 존엄을 짓밟는 폭력의 얼굴은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부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타와 앰프를 메고 달려갔습니다.
거창한 조직의 이름이나 알량한 자리를 내세우는 대신, 가장 고통받는 현장에 기민하게 스며들어 뜨겁게 노래하고, 아픔이 잦아들면 다시 한 줄기 바람처럼 흩어지는 것. 오직 투쟁하는 이웃의 눈물과 땀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예술을 소비주의의 굴레에서 해방시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믿고 지켜온 가장 예술해방전선다운 길입니다. 동지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굳건한 연대와 후원이라는 단비가 있기에, 우리의 노래는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결코 마르지 않습니다.
신록처럼 짙고 깊어가는 동지 여러분의 일상에도 기쁨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담아 5월의 소식지를 엽니다. 함께 연대하며, 예술해방전선 드림
음악과 함께하는 이스라엘 규탄·팔레스타인 해방 문화제 〈WE SING FOR YOUR FREEDOM〉


7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봉쇄와 점령 속에 갇혀 온 가자지구에는 지금도 식량과 의약품조차 제대로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비정한 봉쇄선을 평화의 항해로 뚫고 인도적 구호와 연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의 양심들이 작은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우리의 동지 해초, 승준, 동현 활동가 역시 그 배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가자를 코앞에 둔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불법으로 납치·억류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세 활동가는 모두 무사히 풀려나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 순간에도, 1948년 나크바(대재앙) 이후 78년간 이어져 온 불법 점령과 식민 지배, 그리고 끝나지 않은 집단학살에 맞서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석방은 기쁜 일이지만, 그것이 곧 가자의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본래 이 문화제는 납치된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석방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는 이 자리를 더 큰 외침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한 사람의 자유를 넘어 팔레스타인 민중 전체의 해방을 노래하는 자리,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고 진정한 평화를 염원하는 자리로 말입니다. 문화제의 제목 〈WE SING FOR YOUR FREEDOM〉에는 바로 그 마음이 담겼습니다.
이날 무대에는 강가히말라야, 길가는밴드 장현호, 모레도토요일, 삼각전파사 동지들이 함께 올랐습니다. 장르도 색깔도 저마다 다른 음악가들이었지만, 이들이 부른 노래는 하나의 간절한 함성으로 모였습니다. 우리의 노래가 당장 저 멀리 가자의 포화를 멈추게 할 수는 없을지라도,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당신의 자유를 위해 우리가 노래한다'는 연대의 마음만은 분명히 전해졌으리라 믿습니다.
동자동 공공주택 건립 촉구 기도회 연대공연


서울역 바로 곁, 화려한 도심의 그늘에 자리한 동자동 쪽방촌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 한 평 남짓한 방에 기대어 살아가는 곳입니다. 2021년 2월,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는 이곳을 헐고 주민들이 다시 돌아와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폭염과 혹한을 그대로 견뎌야 하는 쪽방을 벗어나 인간다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5년 전의 그 약속을 믿고 주민들은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2026년 오늘에 이르도록, 사업의 가장 기초적인 첫 단추인 '지구 지정'조차 매듭지어지지 않았습니다. 토지와 건물을 가진 이들의 반발 속에 행정 절차는 5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그사이 쪽방촌의 시간은 잔인하게 흘렀습니다. 사업이 발표된 뒤 새집의 문턱조차 넘어보지 못한 채 병사와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주민이 157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발표 당시 1,000여 명에 달하던 주민 가운데 약 15%가 새 보금자리를 끝내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셈입니다.
행정이 지연되고 보상안을 저울질하는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재산상의 득실을 따지는 셈법의 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쪽방촌 주민들에게 그 시간은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혹한을 맨몸으로 견뎌야 하는, 그야말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사투의 시간입니다. 157명이라는 숫자는 바로 그 지연이 낳은 비극의 다른 이름입니다.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는 사이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나둘 사라져 가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결국 '죽음에 의한 퇴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명을 자처하는 사회라면, 적어도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만큼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약속을 지키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외침이 모인 기도회에서, 황경하 동지가 〈찔레꽃〉과 〈뼈가 닳도록〉을 불렀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오래 견뎌 온 이들의 곁에서, 노래는 그 무거운 시간을 함께 짊어지겠다는 작은 약속이 되었습니다.
정릉골 재개발 반대 투쟁 연대공연
북한산 자락이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은 성북구 정릉골은,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 가운데 하나입니다. 1960년대, 도심 개발로 청계천과 북아현동 일대에서 쫓겨난 가난한 이들이 산비탈 국유지로 밀려와 손수 집을 짓고 일군 마을입니다. 계획이 아니라 사람이 정착한 자리를 따라 골목과 계단이 생겨난 이곳에는, 70여 년에 걸쳐 켜켜이 쌓인 삶의 무늬와 이웃 간의 정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정릉골은 거대한 재개발의 불도저 앞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설 것은 주민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아니라, 산자락을 깎아 올린 고급 타운하우스 단지입니다. 자연경관지구라는 이유로 임대주택 의무 비율마저 예외가 적용되어, 재개발이 끝난 자리에 원주민과 세입자가 돌아와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단 한 채도 계획되어 있지 않습니다. 평생을 이 마을에 기대어 살아온 세입자가 400가구를 넘지만, 그중 주거이전비라도 받은 가구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합니다.
재개발이 시작되면 이들에게는 돌아갈 곳도, 새로 갈 곳도 없습니다. 수십 년을 일군 삶의 터전과 생계, 그리고 이웃이라는 공동체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입니다.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도회에서, 강가히말라야 동지가 노래로 연대의 마음을 보탰습니다. 막막한 벼랑 끝에 선 주민들에게 그 노래가 작은 용기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술해방전선은 정릉골이 온전한 삶의 권리를 되찾는 그날까지 그 곁을 지키겠습니다.
4월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CMS 정기후원 | 4,100원 |
| 총수입 | 4,100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지출 없음 | |
| 총지출 | 0원 |
지난 4월에는 동지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CMS 정기후원 4,100원이 수입으로 들어왔습니다.
4월 한 달 동안에는 별도의 현장 지출이 발생하지 않아, 지출은 없었습니다.
그 결과 4월에는 4,100원의 작은 흑자가 더해져, 전월 잔액 270,796원에서 현재 잔액은 274,896원이 되었습니다. 한 푼 한 푼이 모두 현장 연대에 쓰이는 소중한 후원금인 만큼, 앞으로도 투명하고 알차게 사용하겠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함께 연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