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예술해방전선 회원 및 투쟁동지 여러분께
긴 겨울의 무거운 장막을 걷어내고, 마침내 온 대지가 눈부신 생명의 축제를 시작하는 4월입니다. 메말랐던 나뭇가지마다 참았던 숨을 터뜨리듯 팝콘처럼 꽃망울이 피어나고, 부드러운 바람결에는 겨우내 웅크렸던 짙은 흙내음이 묻어납니다. 온 세상이 따뜻한 색채로 물들어가는 이 경이로운 계절의 한가운데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각자의 일상과 험난한 연대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고 계신 동지 여러분께 가장 먼저 다사로운 봄의 안부를 전합니다.
이토록 찬란한 봄날,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굳은 흙을 뚫고 돋아나는 여린 새싹들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저 여리고 부드러운 초록의 생명들이, 그토록 무겁고 차가운 겨울의 동토(凍土)를, 심지어는 쩍쩍 갈라진 아스팔트의 틈새를 어떻게 비집고 올라왔는지 생각하면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그것은 단지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준 자연스러운 결과만은 아닐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 속에서 웅크린 채 끊임없이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생의 의지를 다지며 서로를 밀어 올려준 생명들의 지독하고도 간절한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적입니다.
우리 '예술해방전선'이 척박한 현장에서 마주하는 민중의 얼굴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의 기적도 저 새싹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거리에 상춘객들이 붐비고 화려한 봄꽃 축제가 열리는 이 아름다운 4월의 이면에는, 당장 이번 달 11만 그루의 잣나무 숲과 함께 삶의 터전이 잘려 나갈 위기에 처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풍천리 주민들의 절박함이 있습니다. 국가 폭력과 거대 자본이라는 뚫리지 않을 것 같은 콘크리트 장벽 앞에서 가진 것 없는 이들이 벼랑 끝에 내몰릴 때, 우리는 기꺼이 기타를 메고, 붓을 들고, 앰프를 끌며 그 시린 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우리의 노래와 춤, 그리고 거친 붓질이 당장 저 거대한 불도저를 멈춰 세우거나 세상을 단숨에 뒤집지는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매서운 절망의 겨울을 버티게 하는 한 줌의 훈풍이 되고, 끝내 콘크리트를 뚫고 세상을 향해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질기고 단단한 연대의 힘이 될 것임을 우리는 지난 시간들을 통해 뼈저리게 확인해 왔습니다. 7년의 지난한 겨울을 견뎌내고 동서울터미널 상인들과 함께 써 내려간 기적 같은 '상생'의 봄이 바로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거창한 조직의 이름이나 알량한 기득권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가장 고통받고 억압받는 곳에 기민하게 모여들어 뜨겁게 예술로 연대하고, 현장의 아픔이 잦아들면 다시 한 줄기 봄바람처럼 미련 없이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는 우리의 '현장 중심적 예술'은 이 4월의 자유로운 바람을 참 많이도 닮아 있습니다. 조직이 권력화되는 것을 스스로 끊임없이 경계하고, 오직 투쟁하는 이웃의 땀방울과 눈물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 그것이 소비주의의 덫에서 예술을 해방시키고 민중과 호흡하는 가장 우리다운, 예술해방전선다운 방식입니다.
동지 여러분이 묵묵히 보내주시는 굳건한 연대와 회비라는 단비가 있기에 우리의 예술은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결코 메마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매일 정성껏 일구어가는 일상의 텃밭에도 기쁨과 평안의 씨앗들이 소담하게 만개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다해 4월의 소식지를 엽니다. 함께 연대하며, 예술해방전선 드림
제3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크라우드펀딩

동지 여러분, 매일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참혹한 소식들에 마음이 무거운 요즘입니다.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이란 등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의 탐욕과 권력자들의 이기심이 빚어낸 끔찍한 학살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고한 생명들이 포화 속에 스러져가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평화와 반전(反戰)을 외쳐야만 합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 전쟁의 위협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고, 주민들의 눈물과 공동체를 짓밟으며 세워진 제주 해군기지가 올해로 벌써 준공 10년을 맞았습니다. '평화의 섬' 제주가 미·중 패권 다툼의 최전방이자 전쟁의 전초기지가 되어버린 참담한 현실 속에서, 19년째 외롭게 저항하고 있는 강정의 투쟁은 곧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최전선의 방어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총성 대신 노래를, 무기 대신 악기를 들고 다시 강정으로 향합니다. 다가오는 6월 5일부터 2박 3일간 열리는 '제3회 강정 피스앤뮤직캠프'가 바로 그 거룩하고도 즐거운 평화의 무대입니다.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평화의 부름에 화답하며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60여 팀의 아티스트들이 2박 3일을 빼곡히 채울 최종 타임테이블이 드디어 확정되어 발표되었습니다. 장르와 세대를 뛰어넘어, 오직 '평화'라는 하나의 주제로 뭉친 예술가들의 이름이 타임테이블 위에 아름다운 별자리처럼 새겨졌습니다. 밤낮없이 뛰고 있는 준비팀과 스태프들의 현장 숙박 및 세부 운영 일정이 모두 확정되었으며, 무대 음향부터 안전 관리까지 강정마을을 평화의 축제장으로 만들기 위한 실무 준비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평화의 축제는 기업의 스폰서십이나 정부의 지원금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직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의 십시일반, 순수한 연대의 힘만으로 완성됩니다. 이를 위해 현재 텀블벅에서 캠프 개최 비용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이 뜨겁게 진행 중입니다. 펀딩에 참여해 주시는 동지들께는 2박 3일 캠프의 사전 예약 티켓은 물론, 축제의 의미를 담은 특별한 기념 티셔츠 등 정성껏 준비한 리워드가 제공됩니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지키는 힘은 결코 무기에 있지 않습니다. 서로를 향해 내미는 연대의 손길, 그리고 함께 부르는 끈질긴 노래에 있습니다. 6월, 제주 강정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평화의 함성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동지 여러분의 뜨거운 펀딩 참여와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세월호 12주기 추모 공연


꽃이 피어나는 봄날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해마다 피할 수 없는 깊은 슬픔과 마주합니다. 차가운 바다로 별이 되어 떠난 304명의 희생자들을 가슴에 묻은 지 어느덧 12년. 지난 4월 16일 목요일 저녁,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노란 리본의 물결과 간절한 기도가 모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기도회 현장. 망각을 강요하는 세상에 맞서 여전히 진상 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외치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곁에, 예술해방전선의 자이 동지와 남수 동지가 섰습니다. 화려한 무대나 조명은 없었지만, 밤거리를 밝히는 촛불과 시민들의 묵묵한 연대가 그 어떤 곳보다 숭고한 무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날 연대 공연의 첫 문을 연 자이 동지는 가슴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거리를 채웠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지난 12년간 진실을 덮으려 했던 거대한 벽을 향한 굳센 저항이자, 결코 잊지도 포기하지도 않겠다는 산 자들의 단단한 결의였습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남수 동지는 묵묵히 일상을 버티며 연대해 온 이들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녀가 부른 진솔한 위로의 노래는 현장에 모인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며,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어깨가 되어 주었습니다.
1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 사회가 그날의 참사로부터 얼마나 온전하게 안전해졌는지 되묻게 되는 현실입니다. 기억공간마저 끊임없이 철거 위협에 시달리며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 속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은 곧 행동이자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와 권력이 덮으려 하는 기억을 노래로 호명해 내고, 상처 입은 이들의 곁을 예술로 굳건히 지키는 것. 그것이 예술해방전선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열두 번째 4월 16일을 지나며, 예술해방전선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모든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눈물이 마르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연대의 노래를 부를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합니다.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릴레이 연대

4월의 끝자락, 강원도 홍천 풍천리의 시간은 그 어느 곳보다 위태롭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숲과 마을을 수몰시키는 거대한 폭력, '양수발전소' 건설에 맞서 주민들이 피눈물로 싸워온 지 올해로 8년째입니다. 하지만 자본과 권력의 불도저는 끝내 멈추지 않았고, 당장 언제 착공이 강행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벼랑 끝의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발전소 공사가 시작되면 이 숲을 지켜온 111,999그루의 나무들이 무참히 전기톱에 잘려 나가게 됩니다. 이 나무들은 그저 흔한 산림이 아닙니다. 지금의 마을 어르신들이 50여 년 전, 코흘리개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산에 올라가 땀 흘려 심었던 잣나무들입니다. 반백 년 넘게 그 잣을 따서 자식들을 공부시키고 생계를 이었던, 주민들의 평생의 기억과 삶의 궤적이 오롯이 깃든 가족 같은 생명들입니다.
"당신도 나무가 되어 주세요. 우리가 나무다!"
스스로 도망칠 수도, 살려달라 소리칠 수도 없는 나무들을 대신해 풍천리 주민들은 매주 토요일 마을회관 앞에 모여 절규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한 부름에 응답하여, 다가오는 5월에도 예술해방전선은 어김없이 풍천리로 향합니다.
5월 2일 (토): 경하와 세민 5월 9일 (토): 길가는밴드 장현호
이들이 풍천리로 향하는 것은 화려한 공연을 펼치기 위함이 결코 아닙니다. 이들은 그저 억울하게 베어질 위기에 처한 잣나무들을 대신해 묵묵히 흙바닥을 딛고 서는 한 그루의 나무로서, 주민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갑니다. 동지 여러분, 11만 그루의 생명이 뿜어내는 숨결이 자본의 탐욕 앞에 영영 사라지지 않도록 힘을 보태주십시오. 예술해방전선은 풍천리의 숲이 온전한 평화를 되찾는 그날까지, 거친 흙바닥 위에서 나무들의 노래를 대신 부르겠습니다.
3월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CMS 정기후원 | 61,300원 |
| 총수입 | 61,300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CMS 수수료 | 33,000원 |
| 이스라엘 대사관 앞 기도회 (3/19)(강가히말라야, 출장작곡가 김동산 동지 등) | 59,000원 |
| 홍천 풍천리 연대 (3/28)(자이, 삼각전파사, 황경하 동지 등) | 36,000원 |
| 총지출 | 128,000원 |
지난 3월에는 동지 여러분께서 십시일반 모아주신 소중한 CMS 정기후원 61,300원이 수입으로 들어왔습니다.
지출은 기본 운영비인 CMS 수수료 33,000원, 3월 19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 전쟁반대 기도회 연대 공연 출연비 59,000원, 3월 28일 홍천 풍천리 릴레이 연대 공연 출연비 36,000원으로 총 128,000원이었습니다.
그 결과 3월에는 66,700원의 적자가 발생하였고, 전월 잔액 337,496원에서 빠져나가 현재 잔액은 270,796원입니다. 현장 연대에 쓰인 소중한 회비인 만큼, 앞으로도 투명하고 알차게 사용하겠습니다. 언제나 함께 연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