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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호

존경하는 예술해방전선 후원회원 및 투쟁동지 여러분께

겨울의 묵은 흔적들이 기어이 씻겨 내려가고, 만물이 저마다의 고유한 생명력으로 기지개를 켜는 3월입니다. 아직 옷깃을 파고드는 꽃샘추위의 시샘이 매섭기는 하나, 얼어붙었던 대지 아래로 흐르는 해빙(解氷)의 온기마저 막아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며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처럼,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우리의 일상과 치열했던 투쟁의 현장 위로도 마침내 눈부시고 따사로운 봄볕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긴 겨울의 터널을 묵묵히 통과해 온 동지 여러분 모두, 이 찬란한 봄의 길목에서 평안하신지 다정한 안부를 묻습니다.

이맘때 거리를 걷다 보면, 쩍쩍 갈라진 아스팔트나 차가운 콘크리트 틈새를 기어코 뚫고 올라온 여린 풀꽃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누구 하나 눈길 주지 않는 척박한 길바닥에서, 수없이 밟히고 꺾여도 다시 일어서는 그 작고 질긴 생명들을 볼 때면 저는 필연적으로 거리 한복판에 선 우리 동지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됩니다. 국가 폭력의 무자비함과 거대 자본의 끝없는 탐욕이라는 거대한 시멘트 장벽에 짓눌려도, 끝끝내 자신의 삶터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일어서는 민중들의 모습은 저 끈질긴 봄의 풀꽃들을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지난 7년의 핍박을 견뎌내고 마침내 '상생'이라는 꽃을 피워낸 동서울터미널의 상인들이 그러했고,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빼앗긴 구럼비 바위를 품고 평화를 외쳐온 강정마을의 주민들이 바로 그 위대한 들꽃들입니다.

우리 '예술해방전선'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 들꽃들 곁에 머물기 위함입니다. 2019년 10월, 차가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고령의 상인들이 쫓겨나는 참상을 목격하며 깃발을 올렸던 우리는 결코 으리으리한 온실을 지어 뽐내는 화려한 예술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윤과 소비의 덫에 갇힌 예술을 해방시켜, 척박한 거리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잎사귀를 흔들어주는 자유로운 봄바람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 수년간 수많은 연대의 현장을 지키며 우리는 거대한 조직이 갖는 관료화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권력이 생기면 초심은 무뎌지고, 깃발이 높아지면 현장의 낮은 목소리는 가려지기 십상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거대한 단체의 몸집을 불리는 대신, 고통받는 이웃이 있는 현장으로 기민하게 스며들어 함께 분노하고 노래한 뒤, 문제가 해결되면 봄바람처럼 미련 없이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는 '현장 중심의 유연한 연대'를 고집합니다.

새로운 생명이 진동하는 이 3월, 예술해방전선은 다시 밭을 갈고 연대의 씨앗을 뿌립니다. 다가오는 6월, 제주 강정마을에서 무려 60여 팀의 예술가들이 모여 2박 3일간 쏘아 올릴 거대한 평화의 합창 '제3회 강정 피스앤뮤직캠프'를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명동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쫓겨나는 이웃들을 찾아가 우리의 노래와 춤이 그들의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도록 악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이 묵묵히 보내주시는 연대와 후원이라는 단비가 있기에 우리의 대지는 결코 메마르지 않습니다. 그 따뜻한 지지의 마음을 흠뻑 머금고, 예술해방전선은 올 한 해도 가장 낮고 서늘한 곳을 향해 아낌없이 흘러가겠습니다. 함께 연대하며, 예술해방전선 드림

제3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개최

제3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홍보 이미지
제3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홍보 이미지 2
제3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포스터

국가의 폭력과 거대 자본의 논리에 맞서 삶의 터전과 '진짜 평화'를 지키고자 했던 강정마을. 주민 90%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실 야합으로 강행된 해군기지가 올해로 준공 10년을 맞이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였던 구럼비 바위가 화약에 찢겨 나가고, 이웃 간의 정이 갈라지며, 평범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전과자가 되어야 했던 그 잔인한 세월.

국가는 총칼로 무장한 기지를 세우며 그것을 평화라 불렀지만, 우리는 압니다. 진정한 평화는 미·중 갈등의 전초기지가 되어 전쟁의 공포를 안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웃으며 바다를 누비고 자연과 공존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우리는 "기억의 10년, 평화의 노래"를 부르려 합니다. 기지를 막지는 못했지만,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을 보여준 강정 주민들과 함께, 잊지 않고 연대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음악에 담아 띄웁니다.

오는 6월 5일(금)부터 7일(일)까지, 2박 3일 동안 강정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제3회 강정 피스앤뮤직캠프'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완벽한 '페스티벌' 급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무려 54팀의 아티스트가 출연을 확정 지었으며, 장르를 불문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수많은 예술가가 자발적으로 모여, 낮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평화의 선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캠프형 페스티벌'로 진행됩니다.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모두의 집 개더링', 평화·생태 워크숍, '(전쟁을) 끝내장터'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 전원이 깊은 연대와 커뮤니티를 맺는 특별한 체류형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이 거대하고 의미 있는 축제는 거대 스폰서의 자본이 아닌, 오직 우리들의 힘으로 만들어집니다. 축제가 무사히 열리기 위해서는 총 2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 오픈되었습니다. 단순한 음악 축제가 아닙니다. 끝없는 전쟁과 불안이 엄습하는 시대, 가장 평화로워야 할 섬 제주에서 무기가 아닌 '노래'로 평화를 짓는 예술적 저항입니다.

6월, 가장 뜨겁고 아름다울 강정에서 뵙겠습니다!

[준비 소식] 강정마을 답사기

강정마을 답사 사진 1
강정마을 답사 사진 2

다가오는 6월 5일부터 2박 3일간 열릴 거대한 연대의 축제, '제3회 강정 피스앤뮤직캠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우리 동지들이 직접 제주 강정마을로 사전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14일부터 1박 2일의 꽉 찬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답사에는, 무대와 사운드를 총괄하는 황경하 동지를 비롯해 곽민, 정진석, 박치치 동지가 의기투합하여 발걸음을 맞췄습니다.

가장 먼저 행사의 메인 무대가 될 강정체육공원과 대안 공간들을 둘러보며, 관객과 뮤지션들의 동선, 무대 세팅 위치를 꼼꼼히 눈에 담았습니다. 특히 끊임없이 이어질 공연의 생명인 '소리'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현지 음향 장비의 컨디션과 세팅 방안을 세밀하게 점검했습니다.

거대 자본 없이 온전히 연대자들의 힘과 텀블벅 펀딩으로 치러지는 축제이기에,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예산안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뮤지션과 스태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 방안의 뼈대를 더욱 단단히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해군기지 준공 10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캠프의 역사적 의미를 영원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캠프 전 과정을 담아낼 다큐멘터리 제작 기획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홍천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릴레이 연대

홍천 풍천리 집회 사진 1
홍천 풍천리 집회 사진 2

따뜻한 봄기운이 번지고 있지만, 강원도 홍천 풍천리 마을은 당장 4월에 양수발전소 착공이 예정되어 있어 무척 다급한 상황입니다. 8년째 숲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주민들은, 이번 공사로 무려 11만 1,999그루의 나무가 잘려 나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의 풍천리 마을 어르신들이 아주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산에 올라가 땀 흘려 직접 심었던 잣나무들입니다. 지난 50년 넘게 주민들은 그 잣을 채취해 자식들을 먹여 살렸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마다 주민들의 평생에 걸친 추억과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습니다.

말 못 하는 11만 그루의 나무를 대신해, "당신도 나무가 되어 주세요. 우리가 나무다!"라는 슬로건 아래 매주 토요일 낮 12시 30분, 풍천리 마을회관 앞에서 <풍천리를 지키는 나무들>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뜻깊고 시급한 자리에 예술해방전선 동지들도 매주 출석 도장을 찍으며 음악으로 릴레이 연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1회차 집회에서는 길가는밴드 장현호 동지가 첫 테이프를 끊었고, 2회차에는 자이, 삼각전파사, 황경하 동지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당장 4월 착공을 앞두고 있어 하루하루가 절박하지만, 풍천리 주민들은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마을회관 앞을 지킵니다. 동지 여러분, 따뜻한 봄날 주말 짬을 내어 홍천 풍천리로 드라이브 삼아 시원한 바람도 쐬고, 숲을 지키는 든든한 나무가 되어주시면 어떨까요?

풍천리 웹사이트

[현장 소식] 총성 대신 평화의 노래를! 이스라엘 대사관 앞 전쟁반대 기도회 연대 공연

지난 3월 19일, 여전히 찬 바람이 맴돌던 서울 한복판 이스라엘 대사관 앞. 무고한 생명들을 앗아가는 참혹한 학살의 종식과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는 '전쟁반대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국경을 넘어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에 연대하는 이 엄숙하고 간절한 자리에, 강가히말라야 동지와 출장작곡가 김동산 동지가 평화의 노래를 품고 함께했습니다.

자연과 내면을 잇는 깊은 울림의 싱어송라이터 강가히말라야 동지는 그녀 특유의 경건하고도 웅장한 목소리로 거리에 평화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포화 속에서 상처 입은 이들의 영혼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이자 잔혹한 폭력을 멈추라는 부드럽지만 강한 호소였습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출장작곡가 김동산 동지 역시 투박하지만 정직한 기타 선율로 반전의 메시지를 묵묵히 전했습니다. 굳게 닫힌 대사관의 철문 앞이었지만, 두 동지가 온 마음을 다해 부른 전쟁 반대의 노래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렬한 파동이 되어 닫힌 문을 두드렸습니다.

2월 회계보고

수입 항목금액
CMS 정기후원61,300
총수입61,300
지출 항목금액
CMS 수수료33,000
총지출33,000
당월 차액28,300원
전월 잔액309,196원
현재 잔액337,496원

지난 2월에는 동지 여러분께서 십시일반 모아주신 소중한 CMS 후원금 61,300원이 수입으로 들어왔습니다. 지출 내역은 기본 운영을 위한 CMS 수수료 33,000원이 전부입니다.

그 결과, 2월에는 수수료를 제외한 차액 28,300원을 온전히 적립할 수 있었습니다. 전월 잔액 309,196원에 이번 달 흑자분을 더해, 현재 총 337,496원의 잔액이 안전하고 든든하게 모였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아끼고 비축해 둔 이 소중한 잔액은, 홍천 풍천리의 잣나무 숲을 지키는 무대, 다가올 6월의 거대한 '강정 피스앤뮤직캠프' 준비 등 봄기운과 함께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우리의 연대 현장에 소중한 밑거름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언제나 함께 연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