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날이 꽤 따뜻해졌습니다. 예술해방전선의 열아홉번째 소식지를 전해드립니다. 지금은 수협과의 협상완료 이후에 급하게 당면한 과제가 없고, 고령의 상인 분들이 거리에서 추위를 견디며 문화제를 해야하시는 문제가 있어 노량진수산시장 문화제는 동절기를 쉬어 왔습니다. 이제 봄이 다가오기에 문화제의 방식, 시기 등을 의논하고 준비하는 중입니다. 곧 재개를 합니다.
고령의 여성들이 대부분인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겪고 있는 폭력적인 참상을 목격한 예술가들이 2019년 10월부터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모임 이름이며 우리가 여는 문화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름이 예술해방전선이 된 이유는 예술을 무기와 도구로 이용하여 압제자들로부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해방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사회의 덫에 붙잡혀버린 예술 그 자체도 해방시키고자 하는 열망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약한 힘이더라도 세상에 길고 꾸준하게 보태고자 합니다.
10여년 간 현장에 꾸준히 연대하며 여러 일들을 겪고 목격하며 하게 된 생각이 있습니다. 각자의 가치관과 방향을 뛰어넘어 함께 현장이 처한 위기에 연대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는 그로 인해 단체 명의로 발생하는 정치적 계산과 권력을 내려놓고 깔끔하게 해산하는 형태의 네트워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을 가진 연대자들이 부당한 폭력으로 부터 보호받고, 다양한 목적과 이익을 쫓는 정파, 단체들의 정치적 협잡으로부터 안전하게 마음과 활동을 다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울타리와 깃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그 역할을 다하면 미련없이 소멸하여 그 스스로의 조직논리와 그간 형성한 권력을 없애버리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뜻이 같은 예술가 동지들을 만나 모임을 이루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예술해방전선에서는 투쟁하는 민중과 함께하는 예술을 지향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아직 젊은 예술가들이고 반산업적인 방식이기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상합니다. 현장예술을 향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작은 화분을 같이 가꾸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대에 전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역사를 남기겠습니다.
예술해방전선
1.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 - 씨앗페 개최 이야기

예술가가 이사나 질병, 관혼상제 등의 상황에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보통 거절을 당합니다. 정기적인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실업자 취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동료 예술가들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용등급이 없는 예술가들은 고금리 대출기관들과 사채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 우리 예술가들 스스로를 위한 축제를 열고자 합니다 👫👫
🌱씨앗페 - 씨드머니 조성을 위한 아티스트 페스티벌🌱라는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지는 예술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축제를 통해서 예술가들이 당하고 있는 고리대금의 문제를 알리고, 우리 예술가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기금을 모으고자 합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내어서 예술가들이 겪고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합니다. 신용등급이 없는 예술가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이 필요하고, 예술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자금과 입법 활동이 필요합니다. 함께 마음을 모아주세요.
#참여뮤지션 강호중 / 고효경 / 길가는밴드 장현호 / 곽푸른하늘 / 권나무 / 단편선 / 박가빈 명창 / 박준 / 서수진 Trio / 손현숙 / 싱어송라이터 맑은 / 여유와 설빈 / 유동혁 / 윤선애 / 자이 / Jinu Konda / 허클베리핀 / 쾅프로그램 / 천용성 / 초륜 / 출장작곡가 김동산 / 파르베 + more
#참여작가 김계환 / 김수길 / 김억 / 김영진 / 김용철 / 김우성 / 김이하 / 김재홍 / 김정헌 / 김준권 / 김진열 / 김진하 / 김천일 / 김현철 / 류연복 / 박불똥 / 박생광 / 박야일 / 박은태 / 박흥순 / 배동신 / 백경중 / 서공임 / 서성환 / 신학철 / 연규회 / 윤여걸 / 이명복 / 이인철 / 이태호 / 이택희 / 이흥렬 / 장경호 / 전승일 / 정영신 / 조문호 / 조이락 / 주재환 / 칡뫼김구 / 최병수 / 최애경 / 최연택 / 한생곤 / 허진 / 홍선웅 / 황재형 + more
#주최 노회찬재단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유정주 / 북서울신용협동조합 / 사단법인 풀빵 / 서울민예총 / 서울시협동조합협의회 / (주)오디오가이 / 인디프레스 갤러리 / 예술의 숲 사회적협동조합 / 전태일재단 /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주관 한국스마트협동조합
#후원 인천사랑병원 김태완 이사장
공식 웹사이트
2. 음식점 '충청도' 이만철 종업원의 이야기

음식점 ‘충청도’ 종업원 이만철 1962년생 (만 60세 )
고향이 어디세요?
충남 아산이 고향이야. 형제가 7남매인데, 어릴 때 살기가 어려우니까 13살 추석 날, 아는 형님을 따라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어. 이후로 안해본 일이 없었지. 도둑질 빼고 다 해봤어.
노량진수산시장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셨어요?
원양어선을 4년 동안 타고 돌아와서, 인천에 현대페인트라는 곳에서 잠깐 일을 했었는데 봉급이 너무 적으니까 친구를 따라서 노량진수산시장에 취업을 했어. 처음에는 생선 머리를 자르는 일을 1년 동안 하다가 칼질을 배우게 되니까 전문적으로 회를 뜨는 일을 하게 되었지. 회를 30년 동안 떴어.
노량진수산시장을 현대화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너무 좋았지. 새 건물을 지어준다는데. 그런데 건물을 짓는 걸 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어. 저렇게 작게 건물을 짓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들어갈 수 있을까? 나중에 신시장에 처음 들어갔는데 내가 일하던 가게에 배정된 자리가 너무 좁고 답답해서 당황했어. 일을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어.
만철형님은 사장님이 아니라 종업원이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투쟁에 동참하게 되셨나요?
어느 날 갑자기 용역들이 쳐들어와서 주차장 입구를 막고 상인들을 겁박하고 함부로 대하더라. 강제집행을 하면서 상인들을 사람 취급도 안하고. 화가 나더라. 노량진수산시장이 여태껏 나를 먹고 살게 해줬는데, 나는 이 분들을 쫓아서 끝까지 가겠다. 그게 사람된 도리라는 생각을 했지.
중앙통로에 차가 못들어오도록 시멘트 공구리로 입구를 막고 전기를 끊고, 물을 끊고. 사람이 있는데 물을 끊으면 그건 죽으라는 거야. 강연화 부위원장이 수족관 안에 있는데 그대로 수족관을 뒤집어 엎어버리더라고. 모욕감을 느끼고 분노의 감정이 들었어. 청해진 사장님을 여자인데 용역들이 몸싸움을 하다가 지하통로로 끌고가서 발로 밟았어. 죽다가 살아났지. 다친 사람이 너무 많았다.
요즘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뉴스를 보니 물대포를 금지했대. 그런데 수협은 얼마전 살수차를 가져다놓고 농성장의 우리에게 쏘더라. 법이 있으면 뭐할 거여… 법은 평등하라고 있는 건데 우리처럼 없는 사람들에게는 법이 없더라고.
3. <영종상회> 김경화 상인의 이야기

영종상회 김경화 1952년생 (만 70세)
가게 이름이 영종상회인데, 혹시 영종도 출신이세요?
맞아. 친정이 영종도야. 부모님은 영종도에서 염전을 하셨고, 부족하지는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어. 여자는 교육시키지 않던 시절인데도 딸을 고등학교까지 졸업시켜 주셨어. 75년에 중매로 세무공무원을 하던 남편과 결혼을 했지. 화성에 와서 시모를 모시고 시집살이를 시작했어. 이후 남편이 분가를 하자며 발령 신청을 해서 여주, 이천으로 이사를 왔지. 그러다 시아버지가 편찮아 지셨고 다시 대구로 내려가서 병수완을 도왔어. 이후 내가 고생을 많이 하니 남편이 시댁을 벗어나 서울로 분가를 하자며 세무공무원을 사표를 내고, 노량진수산시장에 노조로 물건을 실어다 운송을 하는 일을 취업을 했어. 나도 자리가 하나 있다고 해서 장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지만 다라이 하나 놓고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어패류를 파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
장사하시는 건 어떠셨어요?
장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을 했으니 고생을 정말 많이 헀지. 휑하니 하늘만 보이는 곳에 다라이 하나 놓고 시작을 했으니. 그래도 장사는 정말 잘됐다. 시부모님 댁에 칼라 TV, 세탁기도 놔드리고 집도 사서 살 수 있었지. 장사를 그렇게 30년을 넘게 했어.
처음 노량진수산시장을 현대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현대화에 기대가 있었어. 시장에 있으면서 수협이 행패를 부리는 일이 많았거든, 그래서 현대화를 하면 민영화가 되어서 수협이 운영을 안하니 낫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 그래서 기대를 안고 새로 지었다는 시장을 보러 들어갔지. 그런데 왠걸. 수산물 장사를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지어놓은 시장인 거야. 그래도 내가 장사를 30년을 해서 장사목이라는 걸 아는데 이건 눈앞이 캄캄하더라. 시장은 사방이 확 트여있고 앞뒤가 서로 보여서 손님들이 구경을 할 수 있게 해야해. 그런데 엄청나게 좁게 지어놓은 데다가 뒤에 칸막이 까지 쳐놓아서 수산물 장사를 할 수 없는 환경인 거야. 게다가 경매장을 문으로 닫아서 분리시켜버리는 설계를 해두어서 소매를 하는 사람들과 손님을 서로 차단을 시켜버렸어. 그러니 닫힌 문 안에서 중매인이 몰래 소매까지 할 수 있게 되어버리는 거지. 구시장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택도 없는 일이었어. 사방이 트여 있어서 투명하게 룰이 작동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소매상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지.
투쟁하시면서는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우리 상인을 수협놈들이 몰아넣고 때리는 일이 있었어. 그때 그것을 몸으로 막다가 다리를 다치게 되었지. 절뚝 거리고 다니다가 결국은 무릎 수술을 하게 되었어. 용역깡패들에게 두들겨 맞던 일들이 정말 트라우마야.
수협에 의해 시장에 전기와 물이 끊기고 할 때도 그래도 희망이 있었어. 깜깜한데서 촛불키고 계산서를 써가며 장사를 이어갔지. 그러나 마지막으로 쫓겨나서 구시장에 펜스가 쳐질 때 너무 절망적인 기분을 느꼈던 게 생각이 나.
그때의 폭력적인 경험들로 지금도 가위에 눌리고 그래. 게다가 수협이 상인들에게 수십억의 가압류를 신청을 했으니 그대로 흩어졌으면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을 거야. 하지만 우리 집행부가 용감히 상인들을 단결시키서 뭉쳐서 계속 대결할 수 있었어.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 죽은 사람들 많았을 거야. 요즘은 새로운 기분을 느껴. 흩어지면 죽는다. 뭉치자. 마음으로 안정되고 위안이 돼.
4. 노량진수산시장 농성장 소식



노량진역 1번 출구 앞 보도육교에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 노량진수산시장 농성장.. 구시장에서 쫓겨나서 밀려난 바로 그 자리에 농성장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상인 분들은 주말알바 등으로 생계를 꾸리면서 농성장의 밤을 지키고 있습니다. 삶과 투쟁의 고단함도 도란도란 모여앉아 일일연속극을 보는 시간에는 살살 녹아버립니다.
다음주 중 위원장님들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문화제 개최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결합을 하게되든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5. 2월 18일 이태원 참사 추모문화제 보고


이태원 참사 추모문화제에서 고효경, 지누콘다, 길가는밴드 장현호 님의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이 나는 음악들이 노래되었습니다. 진정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방법은 서둘러 진실을 묻어버리고 잊어버리려는 세상 속에서 유가족과 연대자들이 꺾이지않도록 마음과 노력을 보태는 것이겠습니다.
6. 세종호텔 후원주점 참석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투쟁을 후원하기 위한 후원주점에 동지들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2022년에 두 차례 공연으로 결합하였었는데, 올해도 공연으로도 결합하여 함께 힘을 보태기로 결의하였습니다.
7. 2월 예술해방전선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박준 후원 | 25,000원 |
| 한국스마트협동조합 | 284,363원 |
| CMS | 123,620원 |
| 앨범 팔매(김동산) | 50,000원 |
| 발작 판매(후원) | 20,000원 |
| 이자 | 5원 |
| 총수입 | 502,988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공연장 대관료 | 503,001원 |
| 총지출 | 503,001원 |
후원금을 통해 이야기 콘서트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죽어요> 앨범 쇼케이스의 대관료를 지출할 수 있었습니다. 더하여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죽어요>의 공연수익 약 50만원을 온전히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분들의 투쟁에 후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후원자 님의 후원 덕에 예술해방전선이 지출에 대한 걱정없이 원활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후원자 님께 마음 써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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