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투쟁이 오랜 시간을 견뎌내며 길을 찾는 중입니다. 그 끝에 다가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역사 안에서 주저앉지 않기 위해 힘겹게 나아가고 있는 우리 투쟁현장들에 항상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예술해방전선의 스물다섯번째 소식지를 전해드립니다.
고령의 여성들이 대부분인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겪고 있는 폭력적인 참상을 목격한 예술가들이 2019년 10월부터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모임 이름이며 우리가 여는 문화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름이 예술해방전선이 된 이유는 예술을 무기와 도구로 이용하여 압제자들로부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해방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사회의 덫에 붙잡혀버린 예술 그 자체도 해방시키고자 하는 열망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약한 힘이더라도 세상에 길고 꾸준하게 보태고자 합니다.
10여년 간 현장에 꾸준히 연대하며 여러 일들을 겪고 목격하며 하게 된 생각이 있습니다. 각자의 가치관과 방향을 뛰어넘어 함께 현장이 처한 위기에 연대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는 깔끔하게 해산하는 현장 중심의 네트워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을 가진 연대자들이 부당한 폭력으로 부터 보호받고, 다양한 목적과 이익을 쫓는 정파, 단체들의 정치적 협잡으로부터 안전하게 마음과 활동을 다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울타리와 깃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그 역할을 다하면 미련없이 소멸하여 그 스스로의 조직논리와 그간 형성한 권력을 없애버리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뜻이 같은 예술가 동지들을 만나 모임을 이루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예술해방전선에서는 투쟁하는 민중과 함께하는 예술을 지향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아직 젊은 예술가들이고 반산업적인 방식이기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상합니다. 현장예술을 향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작은 화분을 같이 가꾸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대에 전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역사를 남기겠습니다.
예술해방전선
1. 9.8 (금) 구 노량진수산시장 예술해방전선 문화제



살짝 선선해진 날씨를 빌어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분들과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초륜님과 유동혁님의 공연이 있었고, 황경하가 진행과 음향을 담당했으며 권동희 님께서 멋진 사진실력으로 촬영해주셨습니다.
2. <주거니 받거니> 냉채족발 이야기

이 멋진 비주얼의 요리 이름은 냉채족발인데요, 상큼한 야채들과 코가 매콤해지는 겨자소스로 시원하게 요리한 <주거니 받거니>의 대표메뉴 중 하나지요. 어젯밤 만만해 보이는 비주얼에 쉽게 젓가락을 대었다가 오옷?! 하고 표정이 변하던 CCM가수 고효경 선생님의 코가 뚫리는 간증이 조만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있는 <주거니 받거니>는 큰 아픔을 간직한 가게입니다. <궁중족발>이라는 이름으로 서촌에서 열심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었는데, 갭투기로 재미를 보던 투기꾼이 가게가 있는 건물에 대한 권리를 획득하고 상인들을 쫓아냈습니다. 이후 잘못된 법에 대해 치열하게 투쟁을 하여 상가임대차보호법이 10년으로 연장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궁중족발 가족의 삶은 큰 피해를 입었지요. 이제 서촌을 떠나 홍은동에서 새로이 시작한 가게가 <주거니 받거니>입니다. 주소는 어렵게 찾으실 필요없이 홍제초등학교 정문을 찍고 가버리시면 바로 앞에 있는 가게입니다. 초딩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좋아할만한 요리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3. Jinu Konda X Alex - 종이 위의 숫자
지난 9월 22일 노량진수산시장 농성장에 작은 연회가 있었습니다. 쫓겨난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분들과 함께 춤추고 즐겼습니다. 앞장서서 투쟁현장들을 음악으로 채우고 있는 뮤지션 지누콘다와 알렉스의 열광적인 무대를 함께 감상해 보시지요.
4. 세민 - 헤어지지 말아요
황경하가 이준용 감독님이 몇년 간 작업하신 다큐멘터리 영화 '땅과 꿈'의 엔딩송으로 삽입하려고 작업한 곡입니다. 세민의 목소리로 노래되었습니다. 국가에게 강제로 빼앗긴 이기인 할머니의 고향땅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잃어버렸던 가족과 다시 연결되고자 하는 중요한 매개이기도 했습니다. 평생 막노동을 해서 모은 돈으로 고향땅에 농토를 구입했던 할머니의 기다림과 염원의 마음을 음악으로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전쟁과 토지강제수용을 모두 경험한 이기인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폭력은 언제나 뻔뻔한 얼굴로 우리의 지척에 도사리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이기인 할머니의 삶과 투쟁 이야기를 경험하고 들으시면 더 좋은 곡일 거에요. 이준용 감독님의 다큐멘터리 영화 "땅과 꿈" 기대해주세요. 곧 오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람하실 수 있답니다.
5. 8월 예술해방전선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CMS | 121,000원 |
| 총수입 | 121,000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마이크 구입(문화제 마이크 업그레이드) | 185,000원 |
| 총지출 | 185,000원 |
후원회원님의 귀중한 후원 덕택에 이번 달에는 뮤지션들이 노래할 때 쓰는 마이크를 좋은 것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음향을 확충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해방전선이 든든하고 원활히 활동을 이어가는 중요한 바탕입니다. 지속적으로 상인 분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보태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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