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술해방전선의 두번째 소식지를 전해드리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날씨가 저녁에는 꽤 쌀쌀해졌습니다. 건강을 항상 잘 살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번 달에도 현장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식지를 통해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폭이 좁아졌지만, 지금 이 순간도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을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와 능력을 잘 쓰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겪고 있는 참상을 목격한 예술가들이 2019년 10월부터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예술해방전선이 된 이유는 예술을 무기로 이용하여 압제자들로부터 민중을 해방시키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사회의 덫에 붙잡혀버린 예술 그 자체도 해방시키고자 하는 열망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술해방전선에서는 민중을 향하는 예술을 지향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아직 젊은 예술가들이고 반산업적인 방식이기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상합니다. 현장예술을 향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술해방전선이라는 작은 화분을 같이 가꾸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대에 전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역사를 남기겠습니다.
1. 세민 - 가져가세요

당신의 눈물을 먹은 입으로 노래해요 이 눈물의 향이 더 넓게 퍼지길 바라죠 그러다 내가 눈물이 나면 내 눈물도 같이 가져가세요 멀리멀리 날아가세요 이 고통과 분함을 실어다 멀리까지 알려주세요 깊이깊이 스며드세요 당신도 모르게 왈칵 손 잡고 옆자리에 함께하게요 그러다 내가 소릴 잃으면 제 남은 것 같이 가져가세요
이 곡을 쓸 때쯤 저는 제 목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목소리는 점점 탁해지는 것 같고, 맘에 드는 소리를 내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목소리가 변해버려 노래를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가져가세요'는 제가 무엇을 가지고 노래하는지, 어떤 태도로 노래하는지, 노래에 어떤 마음들을 담는지를 약간 슬픈 마음으로 써내려 간 곡입니다. 왜 슬펐냐고요? 저는 늘 외면받는 누군가의 눈물을 여기저기 퍼트려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해왔는데, 그게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아직 저는 더 성장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우는 시간이 긴 만큼, 함께 웃는 시간도 길었으면 좋겠어요. 그 웃음도 퍼트릴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고 싶어요.
2. 황경하 - 아현동 노점상 투쟁 이야기
2017년에 있었던 아현동 노점상 투쟁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곳의 삶과 투쟁이 그러하듯이 항상 현재진행형입니다. 남루하더라도 그 공간에 깃들어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뜻에 대해 생각해주십사 이야기를 꺼냅니다.
언제부터였을 지 모를 정도로 옛날부터 아현초등학교 뒤편 거리에는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노점 골목이 있었습니다. 60대부터 90대까지 고령의 영세한 노점상인들이 이 골목에 의지해 떡볶이, 야채, 과일을 팔거나 작은 선반 하나를 펴놓고 장사를 하며 살았습니다.


사진의 상인 분은 0.5평 남짓한 공간에 하루종일 서서 떡볶이와 어묵을 파셨습니다. 오후 4시 즈음이 되면 학교가 끝난 아이들이 앞다투어 종이컵에 떡볶이를 담아 먹기 바빴습니다.

아이들이 방과 후 학원 가는 길에 들러 맛있게 먹던 분식입니다. 제가 가면 접시에 너무 잔뜩 담아주셔서 들르기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노점 골목 앞 아현동 달동네에 살던 사람들이 쫓겨나고 그 자리에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아파트(줄여서 마래푸)가 지어졌습니다. 철거민들이 쫓겨간 자리에 새로 들어온 아파트 주민들은 욕심이 컸습니다. 구성원들이 교수니 의사니 변호사니 하여 학식이 높다 소문난 분들이었지만 꽤나 비열한 욕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 노점 거리를 밀어버리면 아파트 값이 1억원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 욕망에 편승한 지역구 국회의원 노웅래(더불어민주당 마포구 갑)와 당시 마포구청장이었던 박홍섭(더불어민주당)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수십 년간 그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을 쫓아내기 위한 행정력이 집행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하다고 함부로 존엄을 해쳐서야 되겠습니까. 사람에게는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기도 합니다.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던 상인들이었지만 심한 모욕을 느꼈고 이에 투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두들 아현동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100여 명의 용역깡패들이 들이닥치기로 예정된 새벽, 아흔을 훌쩍 넘긴 두 할머니가 긴 세월을 함께 한 가게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항상 할머니의 곁을 지키던 늙은 강아지도 함께였습니다. 이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가난하다고 쫓겨나야 하는 일은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땀흘려 일해서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모르는 이들 앞에서 우리의 언어는 말문이 막힙니다. 우리의 존엄을 해치는 자들이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해치게 만드는 일은 이제 그만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함께 연대하고 그 앞에서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합니다. 온힘을 다해 사람들에게 슬프고 분한 일들을 전하고, 끊임없이 연대를 조직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가진 자들이 우리를 자꾸 죽여도, 영원히 죽지 않고 싸울 수 있습니다.
상인들은 목에 쇠사슬을 걸고, 함께 죽겠다며 노점 지붕에 올랐습니다. 모두가 비장한 가운데 해맑게 웃고 계시는 상인(당시 신앙촌상회를 노점으로 운영)의 모습이 시간이 흐른 지금 다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노점상도 노동자입니다.
기적처럼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학생, 시민, 음악가, 종교인, 노점상이 모였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용역깡패들은 감히 우리를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모여든 사람들은 거세게 항의를 시작했습니다.
밤을 새워 용역을 물리치고, 잠시 집에 들러 쪽잠을 자는 중에 다시 기습적으로 강제집행 시도가 들어왔다는 전갈이 오더군요. 달려갔더니 인근 이화여대 앞 노점상 분들이 모여 상인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 상인 분은 '이 동네에서 내가 제일 오래 살았다'며 자신이 지키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직접 싸우는 대상이 권력자나 용역깡패일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중산층의 비뚤어진 욕망이 있어서 이상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세상 전체와 싸우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무력감을 느끼지만 결국은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믿음으로 버팁니다.
돈과 권력을 의지하는 자들 앞에 우리가 믿을 것은 사람과 이웃 뿐입니다. 빛이 어둠을 이기듯, 사람이 결국 이길 것입니다. 그러하니 마땅히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는 일에 함께해야 할 것이고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작년에 아현동에 들러 상인 분들을 찾아뵈었을 때, 결혼을 했다면서 결혼식에도 안불렀다고 타박을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투쟁과 활동 중인 동지분들을 결혼식에 초대드리기가 마음이 어렵더라구요. 결혼식이라는게 축의금 등 상호 부담이 생기는 행사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합니다.
3. JINU KONDA - BELIEVER

Lie, tell me your lies / Don't give me the truth 'til i die / Blind, just make me blind / Then everyday I'll be satisfied / Faith, I have a faith that my lord will save me one day / Get ready, here comes a tragedy / I'd be fine with my immorality / So when it comes / Redemption / Where is your kingdom / Salvation / No soldiers marching on / Work, do some dirty works / And hide it behind your smirk / Money, it's all about money / Gimme all you got and have some remedy / Then everyday I'll be satisfied.
거짓 믿음을 파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기댈 곳없는 이들의 절박함을 인질삼아 눈을 도려내고 달콤한 환상을 심는다. 양떼들은 내세의 영원한 안식을 꿈꾸겠지만 현세의 천국과 같은 부귀영화는 오직 양치기들 만의 것이다. 이 노래가 거짓 믿음을 파는 자들에게 작은 균열이라도 내기를 바란다.
4. 박치치 - 달님이

달님이 어젠 긴 비가 내렸는데 너는 어디에 있니 이제 큰 태풍도 온다던데 달님 곁에 머무는지 좋은 사람 곁에서 사는지 무지개 위에 뛰노는지 질은 땅을 밟는지 어느새 봄 지나고 더운 계절이 되었구나 나는 선한 사람을 만나 깊은 사랑에 빠졌단다 텅 빈 광장의 사람들이 네 얘기를 할 때면 맑은 두 눈에 그렁그렁 그리움을 담곤해 우리 친구들이 다들 네 생각을 많이 한다 어디서든 잘 지내거라 내 친구 달님아
2020년 2월 21일 새벽 3시 30분. 노량진 역 앞 광장엔 깡패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깡패들은 상인들을 때리고, 상인들의 친구들을 때렸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수십명 남짓이었고 깡패들은 600명이었습니다. 깡패들은 우리를 짓밟고 들이닥쳤습니다.
그날 새벽 달님이는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다른 집기들과 함께 집게차에 실려 쓰레기차로 들어갔다는 목격담이 있었습니다. 달님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어 한동안 우리는 노량진 일대를 돌아다니며 달님아 달님아 불렀습니다.
달님이가 그리워서 지은 노래입니다. 저는 달님이가 하늘나라든 어디든 어디서든 꼭 잘 지낼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친구들이 잊지않고 달님이를 계속 생각하고 예뻐하고 그리워하니까요.

5. 회계 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후원금 | 319,315원 |
| 총수입 | 319,315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길가는밴드 후원의 밤 공연장비 대여비 | 100,000원 |
| 총지출 | 100,000원 |
